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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님과 비취색 요강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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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주연^* 댓글 0건 조회 2,537회 작성일 07-05-0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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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시어머님과 비취색 요강단지 * 결혼한지 어언 20년 꼭 이맘때가 되면 생각나는게 있습니다 결혼식 날짜는 다가오고 친정엄마는 많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혼수문제는 언니와 함께 장만을 하고 많은 분들의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 신혼여행을 다녀온 며칠 뒤 시어머님께서 막내 아들의 사는 모습이 얼마나 궁금하셨던지 회색빛 저고리에 감색 치마로 꽃단장 하시고 한걸음에 달려오셨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이곳 저곳을 둘러보시더니 “아가야 예쁘게 잘 꾸며 놓았구나” 하시고 잠깐 다녀오신다며 나가시더니 조그만 항아리 하나를 무겁게 들고 오셨습니다 “어머님 이게 뭐예요” “그래 이곳 풍습에 꼭 있어야 할 물건인데” “안사돈 어른께서 편찮으셔서 이걸 깜빡 하셨나 보다” “누가 장만한들 어떠냐” "너를 며느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딸로 생각할란다" “너희들만 잘 살면 되지" 그것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비취색 요강단지 였습니다 처음엔 새 새댁인 저는 얼마나 쑥스럽던지요? 뚜껑을 열어보니 그 안엔 빛깔고운 하얀 쌀이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어머님께서는 “아가 힘들더라도 잘 살아야 한다” 그 말씀 한마디에 눈물이 많은 저는 그만 어머님의 말라 버린 가슴에 얼굴을 묻고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비록 어렵게 시작한 신혼살림 이었지만 친청엄마의 말씀보다 시어머님의 따뜻한 한마디 말씀은 저에게 큰 힘이 되어 열심히 살아 갈 수 있었습니다 어머님 살아생전에도 어버이날만 찾아오면 장롱 속 깊숙이 간직했던 그것을 꺼내놓고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이었는데...... 어머님이 돌아가신지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세월만큼 쌀로 채워진 그 속엔 이젠 내 눈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죄송해요 어머님" 살아계실제 나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효도 한번 제대로 못 해 드린게 아직도 가슴이 너무 아파옵니다 어머님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사랑합니다
    • 흐르는 노래 " 죄송해요 어머니 " 작사/변지훈/작곡/길현철/노래/손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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