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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단상 2) 프랑스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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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위평량 댓글 0건 조회 2,070회 작성일 23-06-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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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단상 2)

 

<세기의 대결, 알카라즈, 테니스 20년 만의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열다>

다음날 신문에 개제될 타이틀을 추측해 보며 가슴설레며 경기 시간을 기다렸다. 2023년 프랑스오픈 4, 이 어마어마한 경기를 안방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니.

 

메이저 22회 신기록 보유자, 거의 입력된 AI처럼 라켓을 휘두르는 천하의 조코비치라도 20살의 젊음, 모든 범위를 커버하는 수비능력, 가공할 만한 방향 전환의 공격력, 전혀 기죽지 않는 자신감 모든 것을 갖춘 20살의 테니스 천재 알카라즈를 이기기는 힘들 것이다. 이것이 주변 동호인들의 중론이었다. 그래서 평소에 잘 하던 내기도 걸지 않았다.

 

그리고 경기시간을 기다리는 하루가 금방 흘러가고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 보았다. 그런데 1세트를 마치며 아, 역시 노련미와 관록이 아직도 통하는구나. 하며 내가 가졌던 예상이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이 붉게 충혈되며 조금씩 젊은 파워와 스피드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며 빼앗기는 2세트를 보면서부터는 역시 세월에 장사는 없구나. 드디어 이번 프랑스오픈을 기점으로 테니스의 흐름이 바뀌는 대전환점이 되겠구나. 많은 이들이 나와 다름이 없었을 것이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3세트 1;0으로 앞서던 알카라즈에게서 믿기지 않는 돌발변수가 생긴 것이다. 장단지 근육경련으로 절뚝거리는 20살 영건의 모습에 전세계 팬들은 경악했을 것이다.

세상에, 스무살 이제 한창인 나이인데, 36살이 앞에서 지친 듯 허덕이고 이제 조금만 밀어붙이면 승리를 거머쥘 수 있는 이 절호의 순간에 우리 말로 , 그것도 심하게 결정적으로 발목을 잡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그렇게 그 순간에 경기는 끝이었다. 그 다음은 그냥 요식행위, 시간과 경기, 암묵의 구색을 맞추는 마무리까지 다만 티브이를 끄지 못하는 긴박감 없는 장면의 반복이었다.

 

나는 알카라즈가 체력이 약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앞으로도 계속 저런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도 예상하지 않겠다. 다만 앞에 있는 상대가 천하의 조코비치라는 점, 이 기나긴 빅3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그리고 같은 국적의 나달과의 라이벌, 22회의 기록을 멈추게 하겠다는 부담감이 겹쳐 처음부터 오버페이스를 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차분히 체력 안배를 한다면 원래의 모습으로 복귀하여 테니스계를 제패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빅3보다 더 큰 위업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동년배의 경쟁자들보다 워낙 출중하기 때문이다.

 

오늘밤은 2주일 전세계 테니스인의 대잔치 프랑스오픈 조코비치와 캐스퍼 루드의 결승전이 열리는 날이다. 아침부터 기분이 좋은 날.

누가 우승을 하든 새로운 역사는 써지는 날이다. 최초의 메이저타이틀을 얻게 되는 선수, 그리고 23회의 전인미답의 경지에 오르는 기록. 벌써부터 게임 시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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