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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시즌 ATP파이널즈 관전포인트- SINNER 앞에 놓인 경우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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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위평량 댓글 0건 조회 1,242회 작성일 23-11-20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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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P FINALS를 끝으로 2023ATP 공식 투어가 모두 마무리되었다.

 

1게임만 이겨도 랭킹포인트 200, 무패 우승 62억원, 어마어마한 대회가 시작되면서 두드러진 관심은 크게 3가지였다.

 

1) 1위 조코비치와 2위 알카라즈의 대결이 성사되느냐

2) 22살의 영건 SINNER가 상승세를 이어가며 자국에서 우승을 거머쥐느냐

3) 조코비치는 또 우승하여 7회 신기록을 이루어내느냐

 

가장 눈에 띄는 관전포인트는 역시 일방적인 홈코트의 응원을 등에 업은 SINNER의 행보였다.

라운드로빈 예선 전승, 특히 2차전에서 천하의 조코비치를 꺾고 준결승행을 확정지은 후의 SINNER는 꽃놀이패의 다음 경기는 20RUNE(8)와의 마지막 일전.

 

여기에서 묘한 상황이 발생하였다. 만약 시너가 루네에게 지면 조코비치가 탈락되는 상황이 온 것이다. 1위 루네, 2위 시너가 된다. 조코의 운명은 시너의 손에 달려 있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시너와 루네의 경기 전, 시너의 태도를 주시했다. 과연 시너는 조코비치를 떨어뜨리는 전략을 펼 것인가? 왜냐하면 조코비치가 준결승에 오른다면, 결승에서 다시 조코를 만나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 때문에 아예 조코를 예선 탈락시켜서 그런 위험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현 시너의 기세라면 결승에 오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나는 정말 가슴 졸이며 흥미로운 이 과정을 지켜 보았다. 얼마든지 가능한 경우의 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너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총력을 다해 루네를 어렵게 꺾고(6:2 5:7 6:4) 1위로 준결승에 올랐고, 그 결과로 조마조마하던 조코비치도 가까스로 2위로 시너와 함께 준결승 진출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만약 루네에게 졌더라면 루네 1, 시너 2, 조코 3위 탈락.

 

결과적으로 시너는 루네를 꺾고 물오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준결승에서 예측할 수 없는 빅게임이 될 것이라 말했던 막강한 메드베데프까지 제압하거 결승에 올랐다. 그러나 아쉽게도 결승전에서 무적 조코비치를 만나 앞서 우려했던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고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만약 그때 예선에서 루네에게 지고 조코를 아예 예탈을 시켜 우환을 없애고 그를 피할 수 있었더라면, 결과론이지만 얄팍한 계산을 했더라면 결승에서 조코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고 우승과 더 가까웠을 수도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었을 것이지만 정도를 걸어간 시너를 나는 높게 평가한다. 이게 스포츠맨십이고 진정한 대 선수의 길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너는 신사적이고 스포츠맨십에 어울리는 최선을 다한 게임을 펼쳤고, 결국 아름다운 승자로 우리의 기억에 오래 남을 것이다.

 

이 결과를 두고 이젠 다음 날 경기를 앞둔 반대편 그룹이 계산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11패로 벼랑에 몰린 알카라즈, 즈베레프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준결승 확정자 메드베데프의 고심이 깊어졌다. 그는 알카라즈에게 패하면서 과감히 본인이 2위가 되는 길을 걸었고, 준결승 상대로 비록 반대 그룹의 2위지만 천하의 조코비치를 피하고 1위인 시너를 택한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 날 알카라즈와 메드베데프의 3번째 게임(6:4 6:4 알카라즈 승), 물론 알카라즈의 신들린 샷과 수비가 승리의 원동력이었겠지만 메드베데프에게는 그 모든 것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랬지만 결과는 준결승에서 메드베데프는 시너에게 2:6 7:5 4:6의 패배의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준결승전 레드그룹 1위 시너- 그린그룹 2위 메드베데프: 시너 승 6:2 5:5 6:4

레드그룹 2위 조코비치- 그린그룹 1위 알카라즈: 조코비치 승 3:6 2:6

결승전 조코비치 6:3, 6:3 시너

과연 어느 길이 옳았는가??

 

비록 조코비치에게 패했지만 시너는 올 한 해 특히 후반부로 갈수록 커리어 베스트로 치고 올라왔다. 그리고 그는 앞날이 더 기대되는 선수이다. 올해 TOP 5를 모두 꺾으며 상승세를 타고 비록 경험 부족으로 조코에게 파이널즈 우승을 내주고 말았지만, 갈수록 파워와 정교함이 더해가는 포핸드, 백핸드, 그리고 최정상급의 서비스 능력, 향상되는 네트플레이, 성실한 게임스타일, 이 모든 것이 후반부에 보여준 바로는 알카라즈, 메드베데프를 능가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어느 대회이건 내년엔 가장 주목받는 우승 후보가 될 것이다.

 

--앞에 놓인 모든 경우의 수를 따지지 않고 코트 안에서 주어진 게임에 최선을 다한 시너(YANNIK SINNER)는 모든 테니스 팬들에게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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