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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를 배달하는 우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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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범용 댓글 0건 조회 4,475회 작성일 05-06-0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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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씨를 배달하는 우체부 한 황량한 시골에 젊은 집배원이 있었습니다. 그는 마을 부근의 몇 십리 거리를 매일 오가며 우편물을 배달했습니다. 어느 날 젊은이는 마을로 이어진 거리에서 모래 먼지가 뿌옇게 이는 것을 바라보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가 오나,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없이 이 길을 오갔는데, 앞으로도 나는 계속 이 아름답지 않은 황폐한 거리를 오가며 남은 인생을 보내겠구나." 젊은이는 정해진 길을 왔다갔다하다가 그대로 인생이 끝나 버릴지도 모른다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풀꽃 한 송이 피어 있지 않은 황폐한 거리를 걸으며 젊은이는 깊은 시름에 잠겼습니다. 그러다 그는 무릎을 탁 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습니다. "어차피 나에게 주어진 일이라면 그것이 매일 반복된다고해서 무엇이 걱정이란 말인가? 그래 아름다운 마음으로 내 일을 하자!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름답게 만들면 되지 않은가!" 그는 다음날부터 주머니에 들꽃 씨앗을 넣어 가지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우편배달을 하는 짬짬이 그 꽃씨들을 거리와 길섶에 뿌렸습니다. 그 일은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이렇게 여러 해가 지나고 젊은이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우편물을 배달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걸어다니는 길 양쪽에는 사계절 노랑,빨강,초록의 꽃들이 다투어 피어났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이 그에 의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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